매번 빨래를 돌릴 때마다 고민이 하나 있었다.
“왜 세탁을 해도 옷에서 냄새가 날까?”
특히 여름철이나 습한 날, 수건이나 운동복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는
세제를 바꿔도, 섬유유연제를 듬뿍 넣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사소해 보이지만, 냄새나는 옷을 입고 외출하려면
왠지 모르게 자신감도 줄고,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직접 원인을 찾아보고,
여러 방법을 실험해 가며 나만의 빨래 냄새 해결 루틴을 만들게 됐다.
1. 냄새 나는 세탁물 원인
초기엔 향기로 덮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시중에서 유명한 섬유유연제를 몇 가지 바꿔가며 써봤다.
A사의 플로럴 향, B사의 고급 브랜드 제품,
친환경을 강조한 무향 제품까지 써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특히 수건에서 나는 약간 쉰듯한 냄새,
운동복에서 나는 약간 시큼한 땀냄새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때 느꼈다.
섬유유연제는 향기를 더하는 제품이지, 냄새를 제거하는 제품은 아니구나.
🔍 원인
1) 세탁기 내부에서 찾다.
냄새의 원인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나는 몇 년 동안 세탁기를 한 번도 청소한 적이 없었다.
세탁기는 말 그대로 ‘세탁’만 하는 도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탁기 내부, 특히 통 사이사이에는
중성세제에서 남은 세제 찌꺼기, 섬유 먼지, 물때가 쌓여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아무리 옷을 잘 세탁해도,
냄새 나는 세탁기 통에서 돌리면 다시 냄새가 배는 구조였던 것이다.
2) 저온 세탁의 반복
세탁 냄새의 주요 원인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저온 세탁의 반복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40도 이하의 물에서 세탁하는 경우, 대장균·녹농균 같은 세균이 일부 남아 위생적으로 안전하지 않다.”
또한 LG전자에 따르면,
세탁기의 악취는 대부분 30~40도의 낮은 온도로 자주 세탁하면서, 세탁통 내부에 세균과 곰팡이가 서서히 번식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즉, 세제를 아무리 잘 써도
세탁 온도가 낮고 고온세탁을 거의 하지 않으면
세균은 계속해서 옷에 일부 남고, 이게 냄새로 돌아오는 것이다.
2. 나만의 세탁 조합법 – 냄새 없애는 핵심 3가지
1) 중성세제 → 알칼리성 세제 변경
기존에 쓰던 중성세제는 순하고 옷감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탁기 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하긴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알칼리성 세제를 캡슐 형태로 바꿨다.
알칼리성 세제는 단백질이나 지방 성분에 강하고,
세탁기 통까지 어느 정도 세정하는 효과가 있다.
알칼리성 세제를 쓴 후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빨래 후 물 빠질 때 올라오는 냄새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별도로 세탁기 청소제를 쓰지 않아도
한두 달 지나니 냄새가 눈에 띄게 줄었다.
📌 세제는 다 똑같지 않다! – 중성, 알칼리성, 산성 세제 차이
세제 유형 | pH 범위 | 특징 | 어떤 때 사용하면 좋은가? |
산성 세제 | 1~6 | 석회 제거, 광택 효과 | 욕실 청소, 물때 제거, 샤워기 세척 등 |
중성 세제 | 6~8 | 피부 자극 적고 옷감 보호 | 실크/울 등 민감한 섬유, 손세탁용 |
알칼리성 세제 | 8~14 | 기름때, 단백질 분해에 효과적 | 운동복, 수건, 빨래 냄새 제거에 탁월함 |
왜 알칼리성이 더 효과적이었을까?
땀이나 음식물 얼룩, 체취 등은 대부분 단백질과 지방 성분인데,
알칼리성은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데 탁월한 특성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반 세제보다 더 강력하게 찌든 때와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2) 세탁할 때 ‘베이킹소다’ 와 '과탄산소다' 추가
-두 번째로 시도한 건, 베이킹소다 넣기.
인터넷에서 본 정보였는데 반신반의하며
세탁할 때 한 스푼 정도(약 15g)를 세제 투입구에 함께 넣었다.
베이킹소다는 냄새 중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고,
특히 수건 빨래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확실하게 느껴졌다.
주의할 점은, 너무 많이 넣으면 세탁기 내부가 하얗게 될 수 있다는 것.
나는 주 2~3회 정도, 필요한 빨래에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쓰고 있다.
-다음, 산소 방출로 세균을 제거하는 과탄산소다는 얼룩에 탁월
베이킹소다로는 부족한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운동화의 찌든 얼룩.
비 올 때 신은 운동화나 아이들 운동화는
겉은 말라도 흙물 자국이 눌어붙어 잘 안 빠진다.
이럴 때 베이킹소다 이외에 과탄산소다를 따뜻한 물에 풀고
운동화를 20분 정도 담가둔다.
그 후 부드러운 칫솔로 얼룩 부분을 문지르면
힘을 들이지 않아도 말끔히 지울 수 있다.
다만, 색 있는 운동화는 탈색 우려가 있으니
흰 운동화에만 사용하는 걸 원칙으로 하는 게 좋다.
3) 습기 있는 빨래는 바로 널기
건조는 속도가 관건이다.
세탁 후 건조를 늦추면 냄새가 다시 올라올 수 있다.
특히 날이 흐리거나 실내에서 말릴 땐 더 주의해야 한다.
내가 실험해본 결과,
세탁 후 30분 이내에 널면 냄새 확률이 뚝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예전에는 밤늦게 빨래를 돌려놓고,,
다음 날 아침에야 널곤 했다.
이 습관이 냄새의 또 다른 원인이었다.
젖은 옷이 세탁기 안에 오래 머물면
그 사이에 곰팡이나 냄새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창문 옆, 선풍기 바람이 닿는 곳에
최대한 옷 사이사이 간격을 두고 말려보도록 해보자.
건조가 ‘빨리’ 되면, 냄새가 ‘아예’ 나지 않는다.
📌 바뀐 세탁 습관이 준 변화
요즘은 빨래를 널고 말릴 때
예전처럼 “혹시 또 냄새 날까?” 걱정하는 일이 없다.
‘향기로 덮자’는 생각으로 섬유유연제를 예전에는 많이 썼는데 섬유유연제를 과하게 쓰지 않아도,
세탁 후 나는 기본적인 ‘세탁물 특유의 향’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이 더 친숙해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 수건, 운동복에서 냄새가 사라진 건
생활에서 작지만 확실한 스트레스 해소였다.
지금은 그저 잘 마른 수건에서 나는 무향의 향기에 만족한다.
정리하며 –
빨래 냄새가 고민이라면, 향기를 더하는 방향보다
냄새의 원인을 없애는 쪽으로 접근해 보는 걸 추천한다.
✔️ 세탁기 통 청소 여부
✔️ 사용하는 세제의 성분 (중성 or 알칼리성)
✔️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같은 생활 재료 활용
✔️ 빨래 후 건조 타이밍
세탁 요소 | 기존 방식 | 변경 방식 | 효과 |
세제 사용 | 중성세제 | 알칼리성 세제 (캡슐형) | 세탁기 냄새 감소 |
첨가제 사용 | 무첨가 | 베이킹소다 1스푼 | 수건, 운동복 냄새 제거 |
운동화 얼룩 제거 | 물세탁 또는 솔질 | 과탄산소다 물에 불림 후 세탁 | 흙 얼룩, 땀 얼룩 제거 |
건조 타이밍 | 저녁에 세탁해 아침 널기 | 세탁 후 30분 이내에 바로 널기 | 퀴퀴한 냄새 거의 사라짐 |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팁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매일의 피로를 줄여주는 세탁 조합이다.
이런 상식적인 체크가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나처럼 매번 냄새 때문에 옷을 다시 빨거나,
수건을 빨리 교체하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 루틴을 시도해 보길 바란다.
향기보다 더 중요한 건,
아무 냄새도 없는 ‘진짜 깔끔한’ 빨래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