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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손 세정제는 이제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택배를 받고 나서,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후, 식사하기 전 등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손 세정제를 사용한다. 겉으로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습관처럼 보이지만, 과도한 사용이 오히려 피부 건강을 해치고, 더 나아가 몸의 방어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글에서는 손 세정제를 너무 자주 사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3가지 문제점과, 이를 해결면서도 손을 건강하고 위생적으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본문1. 손세정제 과다 사용시 문제점
1 – 피부 장벽 손상
대부분의 손 세정제는 에탄올이나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주요 성분으로 하며, 이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런 알코올은 피부의 수분과 천연 오일까지 함께 제거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손 피부의 지질막(보호막)이 손상되면서 건조해지고, 갈라지며, 민감해지는 것이다. 특히 손등이나 손가락 사이의 얇은 피부는 알코올에 더 취약하다. 잦은 사용으로 인해 피부가 거칠어지고 각질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심하면 접촉성 피부염이나 습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손을 보호하는 1차 방어막이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2 – 항균제 내성 위험
일부 손 세정제에는 트리클로산(triclosan)이나 클로로헥시딘과 같은 항균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특정 세균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유익균까지 함께 제거하게 되어 손 피부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그 결과, 항균제에 적응한 강한 세균만이 살아남아 점점 내성이 생기고, 이는 향후 실제 감염 위험 시 항균제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 FDA는 2016년, 트리클로산이 포함된 손 세정제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항균제를 습관처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질병에 취약한 손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3 – 피부의 pH 불균형
우리 피부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기능을 가진 약산성 보호막(pH 4.5~5.5)을 갖고 있다. 하지만 손 세정제의 반복적인 사용은 피부 표면의 pH를 알칼리성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는 피부에 사는 유익균을 줄이고,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한 상태로 만든다. pH 불균형은 가려움, 홍조, 붉은 반점 같은 자극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피부 장벽 손상과도 연관된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아토피 피부염 환자처럼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이런 pH 변화에 더 취약하여 손 세정제 사용 후 손에 남는 잔여 화학물질이 이들의 피부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본문 2. 주의사항 체크
손 세정제를 과용하는 상황은 대부분 무의식 중에 발생한다.
–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컴퓨터 키보드를 만지고 손 세정제를 사용한 후, 또 마우스를 잡고 커피잔을 들었다고 다시 사용하는 경우처럼 불안감에 의한 반복 사용이 대표적이다.
– 또한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외출 후 아이와 접촉하기 전마다 손 세정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처럼 하루 수차례 반복적으로 손 세정제를 사용할 경우, 피부 손상은 물론이고 정서적 의존성까지 생길 수 있다. 어떤 상황이든 세정제를 꼭 사용해야만 안심이 되는 심리적 습관은 장기적으로 신체 건강과 별개로 불필요한 화학 성분 노출의 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세정제의 올바른 사용 방법이다. 손 세정제를 사용할 때, 손에 바르고 잠시 문지른 뒤 바로 물티슈로 닦아내거나 손이 젖은 채로 두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세정 효과를 제대로 내기 어렵다. 손 세정제는 손 전체에 고르게 펴 바른 뒤, 최소 20초 이상 충분히 문지르고 자연스럽게 말려야 살균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다. 남아 있는 성분을 닦아내면 소독 효과는 줄어들고, 오히려 피부만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소아나 노약자의 경우, 성분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높기 때문에 공공장소 비치형 세정제보다는 가정에서 따로 구비한 저자극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스스로 사용할 경우에는 보호자가 사용법과 빈도를 함께 지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본문 3. 건강하게 사용하는 법
그렇다면 손 세정제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모든 사용을 멈출 필요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기준을 지키면 과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위생을 유지할 수 있다.
1. 손 씻을 수 있는 환경이면 비누와 물로 먼저 씻기
: 비누는 세균을 떨어뜨리는 데 충분한 효과가 있으며, 피부 보호막을 덜 손상시킨다.
2. 외출 중 등 불가피할 때만 손 세정제 사용
: 하루 사용 횟수는 3~5회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적당하다.
3. 무향, 무색소, 알코올 함량이 60~70%인 저자극 제품 선택
: 피부 자극을 줄이고, 불필요한 화학물질 노출을 방지
4. 사용 직후 핸드크림이나 보습제를 함께 사용해 피부 보호
:특히 건조한 계절에는 보습이 더 중요하다
5. 트리클로산 등 항균 성분 없는 제품을 우선 선택
:항균제 내성 위험을 줄이고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보호
결론 –
손 위생과 피부 건강은 균형이 필요하다. 손 세정제는 빠르고 간편하게 손을 소독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아무런 인식 없이 습관처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손의 건강을 해치고, 면역력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 청결은 중요하지만, 청결을 위한 도구의 올바른 사용법도 함께 중요하다. 손 세정제를 사용할 때는 ‘얼마나 자주’, ‘어떤 성분의 제품을’, ‘어떻게 쓰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당신의 손은 하루 종일 수많은 일을 해내며 우리 몸의 가장 바깥선을 지키고 있다. 이 손을 건강하게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필요한 순간에만 손 세정제를 사용하고, 그 후의 보습과 보호를 잊지 않는 것이다.